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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기고]느루(모모)님을 추모하며...

10/5/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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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느루(모모)님을 추모하며

- 정경직

느루(모모)님이 떠났다. 

 그이의 마지막을 배웅하는 장례식장에 다녀와서 내가 경험한 그이의 파편들을 다시 떠올리며 그를 애도해본다. 나는 느루님의 언어가 기억에 남는다. 

 느루님을 처음 만난 건 페미니즘 카페 두잉에서 였다. 나는 두잉에서 진행한 권김현영 선생님의 강연을 듣고 일주년 기념 파티에도 참석했는데, 그 자리에서 느루님을 만났다. 입가에 미소를 띠고 있던 느루님은 청소년인 자신 때문에 뒤풀이 장소에 입장하기 어려울까 염려했다. 

 결국 느루님은 한국어를 못 알아 듣는 것처럼 중국어만을 사용하는 연기를 하여, 무사히 자리에 함께할 수 있었다. 실제로 느루님은 한국어는 물론, 영어와 중국어에도 능통했다. 그날 뒤풀이 자리에서 내가 아름이와 토론했던 내용을 즉석으로 영어로 통역할 정도였다. 그렇게 세 개의 언어를 구사하던 느루님은 역설적으로 스스로를 만족할 만큼 설명할 언어를 갖지 못했다. (어찌 그의 충만한 존재를 언어로 다 담아낼 수 있겠냐만) 

 내가 본 느루님은 항상 언어를 고민했다. 언어가 갖는 한계를 인식하면서도 동시에 잘 표현하고, 재현하기 위해 고민하고 공부했다. 느루님은 “선동되는 이미지들만 편재할 때 이들의 정동도 인식도 무엇 하나도 변화시킬 수 없다”며 언어가 중요함을 이야기했다.  그렇기에 현실에서도, 페이스북에서도, 트위터를 통해서도 말했다. 글을 직접쓰기도 하고, 글을 번역하기도 하고, 여러 소식을 공유하기도 했다. 

 여전히 그의 페이스북에는 많은 글들이 남아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업데이트 되던 그의 타임라인에는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가 있고, 다양한 인권 이슈들(페미니즘-퀴어-트랜스 이슈, 노동, 장애, 청소년, 난민, 동물권, 생태 등)과 함께, 연대의 의지가 남아있다. 

 느루님이 구사하는 언어는 섬세하고 사려 깊었다. 느루님은 항상 폭력에 노출되고, 국가의 보호에서 벗어난 이들, 방치되고, 탈락되고, 배제된 이들을 애도했다. 사진을 함께 올릴 때면, 사진을 직접 볼 수 없는 이를 위해, 이미지 설명을 글로 남기는 것을 잊지 않았다.

 느루님은 그 자신도 상처를 많이 지닌 사람이었다. (성별 이분법으로 그이를 위치 지우려하던 이들, 그의 존재를 찢어버렸던 이들이 원망스럽고 야속하다.) 느루님은 자신의 상처와 대면하고 공존하고자 했다. 스스로 불안정한 위치에서 다른 이들과 끊임없이 연대하려한 이가 느루님이었다. 

 우리는 큰 상실을 겪었다. 아마 많은 이들이 ‘우울’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우울은 무의식적인 것이고, 따라서 무엇을 상실했는지 모르며, 극복도 불가능한 것이다. 버틀러는 우울(melancholia)을 사랑했던 대상이 내가 되는, 즉 나와 대상간의 분명한 구분을 불가능하게 하는 기제로 설명한다. 우울한 많은 이들이 함께, 부분적이고, 불완전하고, 맥락적인 느루님에 관한 기억을 떠올리고, 애도했으면 한다. 그렇게 앞으로도 느루님과 함께했으면 한다.

 여전히 부족한 것이 많다. 언어도, 이론도, 가시화도, 연대도, 실천도... 너무나 부족하다.    느루님에 관한 기억을 정리하는 것에도 부족함과 어려움을 느낀다. 우리는 느루님이 말하고자 했던 것을, 표현해내지 못했던 것을 앞으로도 같이 공부해야 하고, 세상을 바꿔내야 한다. 그렇게 느루님을 함께 애도하고 연대했으면 한다.편집하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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